_감기가 오려는지 목아프고 점막이 따끔따끔
_요즘은 하루하루 카운트다운하며 살고있다
삶의 낙이라곤 오로지 그것뿐인 것마냥
_시간이 그리 더디가는 것도 아닌데 좀더 빨리
쌩쌩 지나가버렸으면 좋겠다.
그리고 2주뒤의 2주는 한 10배의 속도로
천천히 아주 천천히 흘렀음 좋겠다
_2년전 이맘때,
마지막 기말고사들이 하나둘 끝나가고
어서 도쿄로 떠나고 싶어 어쩔줄을 몰랐다
근데 이제는 떠나온 그곳으로 다시 가고 싶어서
이러고 앉았으니 인생은 참 오래살고 볼일이다
_그때 도쿄를 다녀온지 바로 얼마 되지않아
새로운 생활이 결정되었고 지긋지긋한 곳으로부터
벗어날수 있다는 기대감에 천국행 기차표를 손에 넣은것처럼
마냥 행복하고 기뻤다
_도망치듯이 와서 누리게 된 새로운 생활은
행복하지만은 않았지만 신기했고 신선했다
그덕에 나는 나도 모르는새에 보통의 나 이상으로
안간힘을 썼고 노력했고 그래서 병이 났다
_마음도 아프고 몸도 아팠다
나도 모르는 사이에 마음도 몸도 무리를 했던 것 같다
나는 난생처음 밑바닥까지 가만히 가라앉아
나란 인간과 마주보았다
_그때 깨달은건 내곁에 나를 아는, 나를 이해해주는 사람이
아무도 없다는게 얼마나 슬픈지 내가 나를 붙잡으려해도
그게 얼마나 무력한 몸부림인지 너무 뼈저리게 학습했다
_결국 인간은 약하다
정말 보잘것 없다
_한때는 아픔에 침묵하는 인간이야말로 멋지다고 생각했다
물론, 멋지긴 멋지다.
근데 그렇게 하면 인간은 병들고 만다, 썩어문드러진다
나약한 자신을 인정하지 못하는 인간이야말로 나약하다
_한국을 다녀오면 얼마안가 다시금 새로운 생활이다
근데 2년전과 다른게 있다면 지금은 도망,가는 것이 아니며
나는 이제 약아빠져서 내가 감당못할 것 같은 일들은
육체노동이건 감정노동이건 힘을 쏟지 않을 것이고
나에게는 나를 소중하게 생각해주는
소중한 사람들이 있기때문에 절대 아프지도 않을거다
_난 소중하니까ㅇㅅㅇ
_30줄에 들어선 아는 언니가
하여간 니가 제일 독해, 라고 했다
_성숙하고 어른스럽다는건 칭찬이 아니다
그게 얼굴이 되었건 마음이 되었건
그만큼 남들보다 미리 늙었다는 거니까....
건너오긴 쉬워도 다시 되돌아갈순 없는 노릇이다
그러니까 결코 좋은 일은 아니다
_그래도 때가 타고 속물이 되어도
나는 내마음속에 뭐가 제일 중요한지 깨달았으니까
몸과 마음이 늙고 찌들어도 상관없다
_그나저나 한해가 끝나가면 왜이리도 감상적이 되는건지...
_추워서 그래 추워서